달콤한샘마을, 장미 향을 병에 담다
- pero27
- 9시간 전
- 1분 분량
가을 끝자락, 달콤한샘마을 체험장에 장미 향이 가득 번졌습니다. 가평귀촌귀농학교 49기 교육생들이 찾아와 ‘장미식초 만들기’ 체험을 함께 했지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따뜻한 난기와 찻물 끓는 소리, 오래된 목재 테이블의 결이 마음을 먼저 풀어줍니다. 오늘만큼은 속도도, 목소리도 반 톤 낮추어 천천히 향을 따라가 봅니다.

강사님의 짧은 인사와 위생 안내가 끝나자 투명한 사각 병이 각자의 손에 쥐어졌습니다. 붉은 장미잎을 한 장 한 장 떼어 살짝 숨을 죽이고, 발효식초를 조심스레 부어 올립니다. 병 속에서 꽃잎이 천천히 내려앉는 모습을 모두가 말없이 바라봅니다. 누군가는 “이게 바로 가을 색이네.” 하고 웃고, 누군가는 “내년 이맘때도 꼭 다시 오자.”며 약속을 남깁니다. 손끝에 닿는 미세한 떨림과 새콤달콤한 향이 오늘의 기억을 또렷하게 붙잡아 줍니다.

잠깐의 기다림 끝에 컵에 미리 준비한 식초를 따르고, 병 속에 장미꽃을 집어 넣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준비한 식초를 병안에 담으면 내 마음속의 장미식초가 완성됩니다. 사진 속 반짝이는 병은 결국 ‘기념품’이 아니라 ‘오늘을 품은 기록’이 되었지요. 각자 이름표를 붙이고 리본을 묶는 마지막 순간, 모두의 표정이 장미색처럼 환해졌습니다.

달콤한샘마을의 체험은 늘 그렇듯 기술보다 마음이 먼저입니다. 손이 조금 서툴러도 괜찮고, 꽃잎이 생각보다 많이 비뚤게 들어가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같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서로의 속도를 존중하며 같은 향을 공유하는 일. 그 사소한 공기가 우리를 다시 묶어 줍니다. 오늘 우리는 식초를 만들었지만, 사실은 ‘함께의 시간’을 숙성시켰습니다.

병 하나씩 품에 안고 밖으로 나오니, 늦은 햇살이 유리병을 통과해 붉은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립니다. 달콤한샘마을의 하루는 그렇게 천천히 저물었습니다. 다음 번에는 봄빛을 병에 담아 볼까요? 장미가 다시 피는 계절에, 이 향처럼 우리도 다시 만나길 바랍니다.
— 달콤한샘마을 체험뉴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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